[33호]진보와 웹2.0에 대한 고민들

송원규 전농 정보통신부장



전 세계의 통신망을 단순한 마우스 클릭을 통해 연결한 웹의 등장은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그리고 지금 또 한 번 큰 변화를 기대하게 하는 웹2.0에 대한 이야기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두 차례 이러한 웹의 발전을 짧게 살펴보았다면 이번 호에서는 웹2.0에 대한 최근 진보진영의 고민을 알아보려 한다.

 

진보진영은 왜 웹2.0에 주목하는가?

 

진보진영의 각 단위들에서는 지난해부터 웹2.0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웹(인터넷)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에서 웹상에서의 진보적 소통과 연대의 광장을 지향하며 개설, 운영하고 있는 이스트플랫폼(http://www.eplatform.or.kr/)에서 최근 기획 연재하여 큰 관심을 모았던 <웹 2.0과 진보 2.0>을 비롯하여 작년 한국사회포럼 내에서 진보넷이 주최한 <웹 2.0? 정보운동 2.0!>, 그리고 올해 진보연대와 소속 단체들이 함께했던 <진보진영 UCC 워크샵> 등을 통해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진보진영은 웹2.0에 주목할까?

지난 호에서 웹2.0에 대한 정의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그런 만큼 진보진영 내에서도 웹2.0을 바라보는 관점과 지향이 다양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모두가 전사회적인 웹2.0의 바람 속에서 진보적 가치에 대한 대중과의 활발한 소통과 확산의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족한 주체역량과 자본과 권력을 가진 보수진영의 공세 속에서 본질적으로 개방과 공유, 참여의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는 웹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웹1.0이든 웹2.0이란 이름으로 불리든 웹은 기본적으로 차별 없는 효율적인 소통의 가능성, 사람들 간의 정보 공유와 협업을 통한 생산의 가능성 등을 내재하고 있으며 최근에 불고 있는 웹2.0의 바람은 비록 자본에 의해 이윤창출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측면이 크지만 이러한 웹의 가능성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술 그 자체는 의지가 없지만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엄청나게 다른 정치적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이스트플랫폼에 연재된 글을 인용하면 진보진영이 웹2.0에 주목하는, 주목해야하는 이유는 "<이윤 창출>과 <권력 분산(혹은 민주주의)>이라는 서로 다른 두 개의 가치를 좇는 집단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 스스로를 변화시켜 주도력을 확보하는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진보진영은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개방과 공유, 참여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속에서 진보의 가치를 확산시켜나갈 무궁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웹(2.0)을 우리는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것이 현재 진보진영의 웹(인터넷)에 대한 고민의 핵심이다.

 

<1> 자금과 기술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다

"자금과 기술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다", 민주노동당 윤영태 인터넷 실장의 말이다. 단순히 객관적인 현실을 보자면 권력자 자본, 그리고 자본을 이용해 부릴 수 있는 사람까지…. 진보진영은 보수진영에 비해 명확한 열세에 있다. 하지만 진보가 어떻게 대중운동을 통해 역사를 바꾸어 왔던가, 그리고 대중의 역동성이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내는 모습을 얼마나 많이 목격해 왔던가. 자금과 기술보다는 사람의 중요성의 다시금 되새겨야할 시점이다. 그리고 이 부분이 대중운동과 잇닿아 있는 부분이다. 웹상에서 진보적 가치를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대중운동 속에서 경험을 쌓고 단련된 사람들이어야 한다. 웹에서도 대중 속에 들어가 함께 소통하고 진보적 가치를 전파하며 진보의 광장으로 이끌어낼 사람들이 필요하다. 특히 여건상 다른 단위에 비해 웹에서 활동하는 일꾼들이 많지 않은 우리 전농은 이러한 고민들을 빠르게 공유하고 전파해야 한다.(주위를 둘러보면 네티즌들이 꾸준히 찾아오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농민회원들이 그렇게 적지도 않다.) 웹에서 진보가 보수를 이기는 방법은 바로 사람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이다.

 

<2> 진보적 가치를 소통할 광장을 만들자

지금 이남사회의 웹에서 가장 큰 광장은 주요 포털사이트들이다. 하지만 문제는 주요 포털들은 철저하게 자본의 논리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이다. 추천 사이트도 돈을 더 많이 낸 곳이 상위에 오르고 접속자를 유지하고 늘리기 위해 선정적인 내용을 첫 화면에 배치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털을 외면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포털에서 활동하고 개입하면서 개방과 공유, 참여의 진보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강제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장기적으로 진보적 담론과 토론이 넘치는 광장, 진보적 포털 혹은 웹 허브를 구축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포털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병행함과 동시에 자본의 영향으로부터 독립된 공간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3> 웹2.0 시대에 걸맞는 진보진영이 되어야 한다

진보진영이 웹2.0을 통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오랜 기간 동안 탄압에 맞서 진보의 가치를 지켜오는 과정에서 생겨난 수직적인 조직운영의 경직성을 수평적 관계로 바꾸어 나가기 위한 훈련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일방적인 주장의 되풀이를 넘어서 진정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 황의충 서울노동광장 교육국장 "진정한 소통을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 中

 

우리는 오랜 기간의 투쟁과 실천의 경험으로 일방적 관계 맺기에 익숙하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너무도 옳은 얘기이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이야기하지만 상대방은 그것을 강변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웹에서는 이런 경우가 더 빈번하다. 웹에서 개방과 공유, 참여는 모두 수평적인 관계에서 이루어진다. 또한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모아진 집단지성의 힘이 발휘되어 참신하고 위력적인 실천방안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힘을 이끌어내기 위해 우리 또한 대중 속에 함께할 준비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글을 준비하며 읽은 많은 글들에서 진보의 광장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지금부터 준비되어야 하는 것들로 가장 많이 이야기된 것이 사람을 준비하는 것과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1인 미디어인 블로그가 웹에서의 관계 맺기와 다양한 의견 제출의 중심이 되어가는 지금 진보적인 운동가라면 모두가 진보적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웹에서 진보담론을 형성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대중을 만나고 조직하는 바쁜 속에서 배우고 느끼는 것들, 우리 농촌ㆍ농민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는 나의 블로그를 이제 시작해보자.



※ 이 글은 진보진영에서 제출된 웹2.0에 대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필자의 고민과 함께 정리한 것입니다. 필자의 부족함으로 인해 각 단위에서 제출한 내용이 잘못 전달되거나 왜곡되었을 수 있습니다. 아래에 참고한 자료들의 목록을 게재합니다.


이스트플랫폼 기획연재 <웹2.0과 진보2.0 ①~⑨>

진보진영 UCC 워크샵 자료 : 한국진보연대(준)

2006 한국사회포럼 열린토론 자료 <웹2.0? 정보운동2.0!>

웹2.0과 한국사회당 웹시도당 - 한동성(한국사회당 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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