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호]웹2.0의 세계에 발을 디뎌보자
지난 호에서는 최근 5~10여년간 우리의 삶에 깊숙하게 파고들어온 인터넷과 웹의 발전과정을 간단하게 살펴보고 이제 농민운동에서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앞으로 고민해보자는 이야기를 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동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에만 익숙해있던 우리로서는 그냥 고민을 시작하자는 말은 막막하게 다가온다. 구체적으로 웹이 우리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고 활용될 수 있는지 알아야 고민을 시작할 것 아닌가?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최근 웹의 추세와 발전방향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 웹의 발전에는 기술의 발전이 필연적이기 때문에 알아듣기 힘든 용어가 쓰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개발자, 기술자가 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두 이해하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 우리는 발전의 핵심을 이해하고 어떻게 잘 활용할지를 고민하면 된다.)
웹2.0? 어디서 들어본 것도 같은데...?!
웹2.0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웹[여기서 인터넷과 웹을 구분하고 넘어가자. 우리가 흔히 인터넷과 웹을 동일한 의미로 사용하는데 혼동을 피하기 위해 구분하여 사용해주는 것이 좋다. 먼저 인터넷은 전세계 컴퓨터들을 연결해주는 통신망 전체를 말한다. 이 통신망을 이용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웹, 이메일, 파일전송규약(FTP) 등 다양하다. 그 중 웹은 우리가 현재 가장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브라우저를 통해 서로 연결(링크)된 문서들을 오갈 수 있는 서비스이다.(웹에 대해서는 본문에서 자세히 설명한다.)]에 대해 알아보자. 웹은 ‘팀 버너스리’라는 사람이 고안해낸 인터넷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이다. 웹의 핵심은 하이퍼텍스트(건너뛰기문서)를 통해 전 세계 인터넷에 퍼져있는 문서, 정보에 손쉽게 오갈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링크 - 글자 위에 마우스 포인터를 올려 놓으면 손 모양으로 변하고 누르면 다른 문서로 이동하는 - 가 바로 그것이다. 이 웹을 통해 우리는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정보들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웹2.0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2.0 이라는 표현은 우리가 알다시피 이전에 1.0이라든지 1.5가 있었고 그것보다 발전한 형태라는 것이다. 팀 버너스리가 고안했던 하이퍼텍스트로 만들어진 각종 사이트들(홈페이지들)의 모음, 집합체를 웹1.0이라 규정하고 이보다 한 단계 질적으로 발전한 것을 웹2.0으로 얘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웹2.0은 명확한 규정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고, 몇 가지 특성과 지향을 가진 구상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웹2.0의 특징들
- 웹은 플랫폼이다
- 데이터가 원동력이다
- 집단지성을 활용한다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모여서 웹2.0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한 것들이 몇 가지 더 있지만 어렵게 느껴질 수 있고, 우리의 목적은 우리에게 유익한 웹을 만드는 것이므로 기본적이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만 뽑았다.)
웹2.0의 특징들을 쉽게 이야기하기 위해 몇 가지 예시들을 살펴보며 이야기해보자.
(예시를 위해 불가피하게 특정 사이트에 대해서 언급을 합니다.)
웹은 플랫폼이다. 컴퓨터에서 플랫폼이라는 것은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운영체제가 있다. 우리는 각종 부품들로 이루어져 있는 컴퓨터를 활용하기 위해 윈도우같은 운영체제를 설치하고 거기에 각종 문서작업, 선전작업 등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설치하고 사용한다. 그렇다면 웹이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한다는 것은 무엇을 얘기하는가? 말 그대로 우리가 컴퓨터에서 하는 모든 작업을 웹에서도 할 수 있는 바탕,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프링노트라는 사이트에 가면 우리는 각종 문서를 작성하고 그 문서를 필요에 따라 다른 사람과 고유할 수 있다. 구글이라는 곳에서는 문서작성 뿐만 아니라 우리가 엑셀로 작업하는 스프레드시트 작성, 그리고 달력을 통한 일정관리도 제공한다. 이러한 작업들을 웹에서 하게되면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만 할 수 있다면 그 작업들을 다시 불러와서 수정, 보완할 수 있다.
▲ 위키피디아에서 전농을 검색한 결과 ⓒ농민의길
다음으로 웹은 집단지성을 활용한다. 이에 대해 가장 대표적으로 예를 드는 것이 위키피디아라는 웹 백과사전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져있는 백과사전은 브리태니커라는 백과사전이라고 한다. 이 백과사전은 2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각 분야의 최고 권위자들이 그 내용을 작성, 수정한다. 그런데 네티즌들이 협동해서 백과사전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1995년에 시작된 위키피디아는 10여년 만에 그 내용의 양에서 브리태니커를 앞질렀고 질적인 면에서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십여개 언어로 된 각각의 페이지가 있는 위키피디아는 각 항목에 대해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내용을 작성, 편집할 수 있다.
이외에도 웹2.0의 특징들에 대해서는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핵심을 짚어보자면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웹이라는 공간에서(현재 자본주의인 우리 사회에서는 계급계층에 따른 인터넷 이용의 접근성에 차이가 분명하긴 하지만) 정보 제공자와 이용자의 구분선은 허물어지고 있으며 이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데이타)를 작성, 배포, 이용하는 다양한 방법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웹2.0과 진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웹2.0은 돈과 직결되어 어떻게 사업에서 활용하고 수익구조를 만들어낼 것인가의 상업적인 측면만 강조되고 있다. 말하자면 어떻게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사이트를 만들고 이를 통한 광고효과 등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할 것인가에만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정보의 제공자가 되고 향유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진보적인 사회발전의 측면에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이전에 대학에서 소비향락적인 외래문화를 거부하고 대학생들 스스로가 문화의 생산자이자 향유자가 되었던 것처럼 학자, 전문가, 정치인들 위주로 정보가 만들어지고 대중들은 그것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산하고 공유하면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를 우리 농민들의 측면에서 생각해보자. 지금 대중들이 접하는 농업, 농민, 농촌에 관한 정보들은 대부분 정부와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학자들, 언론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배포되고 있다. 우리가 고민하는 식량주권의 문제, 통일농업의 문제 등 지금 정부가 이야기하는 농업포기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한 대안적인 농업의 이야기는 국민들에게 전달될 경로 자체가 제한되어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두가 정보의 생산자이자 이용자가 되고, 현실에 천착한 내용들이 힘을 갖는 웹이란 공간의 발전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웹의 발전을 우리의 대중운동과 결합할 수 있는 다양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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