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호]4천만 국민들의 손발을 족쇄로 묶을 수 없다
전정란·전농 선전국장
하늘의 해를 손바닥으로 가린다고 해가 사라지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현 노무현 정권은 한미 FTA 반대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손발을 묶기 위한 탄압에 혈안이 되어 있다. 지난 6월 25일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정광훈, 오종렬 상임대표를 전격 구속하였다. 70이 넘은 고령의 노인들을 구속한 것은 물론, 두 분의 구속사유가“ 앞으로 한미 FTA 비준 반대 투쟁을 주도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 이라고 밝히고 있으니 발생하지도 않은 일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구속 한다는 것이 이른바 ‘민주화된 사회’ 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한미 FTA 저지 금속노동자들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투쟁지도부 17명을 수배하는 신속함을 보여주었다. 대대적인 언론을 동원한 ‘불법파업, 엄정대처’ 라는 앵무새처럼 되풀이는 말들은 이제 지겨워서 들어주기도 역겹다. 고작 2시간 부분파업으로 회사손실이 몇 천억이라고 엄살을 떨어대는 재벌들도 가관이지만, 그것을 주워 삼키며 한미 FTA의 본질을 호도하는 언론의 호들갑도 결코 ‘선진국에 들어선 성숙한 시민사회’ 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한미 FTA가 비준되면 우리 농민들은 살 길이 없다. 그래서 목숨 걸고 싸움에 나선다. 다른 방법이 있다면 모르지만 선택할 것이 없기 때문에 ‘이판사판’ , ‘사생결단’ 으로 아스팔트 농사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20여년간 노동조합 만들어서 사교육에 시달리는 자식들이 본인들처럼 살지 않길 바라며, 부동산 투기에 미쳐 돌아가는 사회에서 쫓겨나지 않는 아파트라도 마련하는 것이 꿈인, 집집마다 한 대꼴로 보급된 자동차 한 대 있는 것이 대단한 출세로 생각하는 노동자들이 무슨 노동귀족이라고 노동자들을 이간질시키고, 정규직도 비정규직들처럼 살아야 한다고 강변하고 있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반대하는 비정규직보호법을 통과시켜 특수고용, 변형근로 등 온갖 편법을 다 갖다 붙이고도 노동착취에 열을 올리는 재벌과 정권이 더 이상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갈라놓지 못 하도록 쇄기를 박아야 한다. 이런 사회에서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결투쟁이 핵심이다.
▲ 사진제공-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농민의길
한미 FTA가 비준되면 1%의 가진자들은 더 많은 부와 권력을 독점하게 된다.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더 못 살수록 그들의 살을 찌우고 배가 불러오는 것이 바로 사회 양극화이고, 한미 FTA가 바로 사회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촉매제요, 촉진제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재벌과 언론이 나서서 대대적인 환영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절대 다수의 국민들은 지옥의 구렁텅이에 빠지기 때문에 국민들이 한미 FTA의 본질을 알면 알수록 반발은 심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도로아미타불이 될 것이기 때문에 조용히 강 건너 불구경 하다가 떡고물이나 챙길 심산인 것이다.
이정도면 노무현 정권이 미국에 아부굴종해 주 권을 팔아먹고 국민들을 노예로 떠넘겨도 조용히 관망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더 이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라리 솔직해지라고 커밍아웃이라도 하는 것이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이는 이중플레이(헐리웃액션)라도 막을 수 있고, 그 나마의 양심을 지키는 길임을 권고해 주고 싶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어려울 것도 없다. 우리는 죽으나 사나 자나 깨나 한미 FTA의 본질을 알리는 일을 주저 없이, 서슴없이 줄기차게 진행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미 FTA를 찬성하는 자들의 본질도 정확히 밝힐 수 있을 것이다. 4천만 국민들의 손발을 족쇄로 다 묶을 수는 없다. 우리는 20년전 군사독재정권 을 무너뜨리기 위해 전민중적 항쟁을 벌였던 역사가 있다. 군사폭압으로 짓눌렸던 국민들의 눈과 귀를 깨우고 행동으로 나서게 만들었던 그 저력을 이제 무제한의 자 본 천국으로 국민들의 숨통을 조여 오는 신자유주의, 한미 FTA를 막아낼 수 있다.
이랜드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에 공권력을 투입하여 강제 진압하였다. 군사독재시절에도 감히 엄두내지 못했던 국가적 폭력사태는 갈수록 횟수가 거듭되고 있다. 지난해는 평화농사를 짓겠다는 농민들에게 군홧발로 무참히 짓밟아 뭉개더니 오늘은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고역을 치르면서도 직장을 잃지 않겠다는 비정규 여성노동자들을 향해 전방위적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신자유주의의 참모습이다. 노무현 정권은 사회적 약자에게 배신의 칼날을 치켜세우고, 자본을 앞세운 재벌들에게 무한한 팽창을 보장해주는 신자유주의정권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의 두 분 대표를 구속했지만, 오래갈 수는 없다. 우리 민중들은 탄압의 칼날이 거셀수록 투쟁력은 강화된다. “삼천만 잠들었을 때 우리는 깨어” 농민가를 힘차게 부르며 정광훈, 오종렬 대표를 석방시키기 위한 투쟁을 시작으로 한미 FTA 저지투쟁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또한 두 분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모습에 대한 도리이며 답례일 것이다. 한미 FTA를 반드시 저지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살맛나는 국민들이 일할 맛나는 세상을 건설하는데 우리 농민들의 우렁찬 목소리는 넘쳐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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