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호]농민운동 인터넷사업, 이제 고민해야 한다

이번 대선은 UCC가 좌우한다?! 대체 UCC가 뭐야?

선관위 사이트에 게재된 선거UCC 규정
▲ 선관위 사이트에 게재된 선거UCC 규정 ⓒ농민의길

작년 한 해 동안 UCC 열풍은 정말 대단했다. 우리가 TV를 통해 잘 알고 있는 ‘마빡이’ 영상을 비롯해 주로 동영상을 중심으로 인기를 모았던 정보들은 인터넷을 뛰어넘어, TV와 각종 인쇄매체에까지 수시로 등장하며 엄청난 영향력을 보여주었다. 그 열풍은 2007년으로 이어지며 ‘올해 대선은 UCC가 좌우한다’는 말까지 나돌정도로 UCC의 영향력은 갈수록 거대해지고 있다.

대체 이렇게 대단하다는 UCC는 무엇일까? 그리고 인터넷사업을 얘기한다면서 왜 UCC 얘기를 꺼내는 것인가? 앞으로의 인터넷사업을 얘기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의 현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인터넷의 현황을 이해하기 위해 잠시 과거로 되돌아가보자.

 

인터넷이 변화시킨 우리의 삶

 

최초의 인터넷 상용서비스는 1994년에 시작되었고, 2000년부터 초고속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2002년에는 그 사용자가 1천만을 넘어섰다. 초기에는 관련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일부 젊은층의 사용률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지금과 같이 인터넷이 우리의 삶 속에 파고들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기까지 약 5년이라는 시간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분명 아직 지역, 계층 등에 따른 편차는 존재하지만) 약 5년이라는 시간은 우리의 삶을 인터넷 없이는 생각할 수 없도록 변화시켰다. 이제 우리는 빠른 정보습득을 위해 인쇄매체나 방송 뉴스시간을 기다리기 보다는 각종 인터넷 언론매체와 포탈을 검색하고, 필요한 물건을 쇼핑몰을 통해 구입하는 일이 많아졌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을 온라인을 통해 가진다.
이러한 생활의 변화는 대중운동에 있어서도 인터넷 부문, 인터넷 사업에 대한 고민을 낳았다. 2002년 초고속 인터넷 사용자 1천만명의 시대를 맞이하며 월드컵의 광장문화를 형성하는데 일조했던 인터넷은 이후 미선이 효순이를 추모하는 온라인의 폭발적인 흐름을 만들어내며 광화문의 촛불을 거대하게 만드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인터넷과 UCC : 인터넷은 진화하고 있다

 

요즘 인터넷을 상징하는 단어는 UCC다. UCC는 ‘User Created Contents’의 약자로 ‘이용자(사용자) 생산 정보’라고 번역할 수 있다. 쉽게 얘기해서 이제 특정한 사람들 - 홈페이지 운영자, 단체 등 - 만이 정보를 생산하는게 아니라 모든 이용자들이 정보를 생산한다는 것이며 오히려 이것이 더 영향력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제품에 대해 이를 만든 회사에서 홈페이지에 게시해 놓은 제품설명보다 인터넷에서 이 제품을 실제 사용해본 사람이 올려놓은 사용기가 훨씬 인기가 많고 신뢰도도 높다. 또한 이용자들은 이러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하면서 그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간다.

이러한 변화로 나타나는 인터넷의 특성들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먼저 개방화, 분산화가 대세이다. 최소한 인터넷의 공간에서는 특정한 집단, 언론의 정보독점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는 권력의 분산을 촉진하고 정보의 민주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다음으로 집단지성이 위력을 발휘한다. 특정 집단, 권위자가 제공하는 정보보다 그 분야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가진 일반사용자들이 모은 정보가 더욱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까페, 미니홈피, 블로그 등 꾸준히 일반 이용자들이 만들어가는 정보들은 확대될 것이고 글, 사진(그림), 동영상 등의 형태로 된 각종 UCC들은 더욱 널리 공유될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얼마전 한국진보연대(준)과 각 단체들의 주최로 ‘진보진영 UCC 워크샵’이 열렸다. 자본과 권력을 가진 보수진영에 비해 준비가 더딘 진보진영이 앞으로 함께 고민해야 할 인터넷 사업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였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그렇지만 가진 것이 많은 보수진영에 비해 진보진영은 여건이 불리하다. 인터넷 부문에서도 벌써부터 많은 돈을 들여 UCC 사이트를 만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보수진영의 공세, 그리고 대선과 총선에서 예상되는 선관위의 규제 등 객관적인 여건에서는 진보진영이 불리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짧은 인터넷의 역사 속에서도 증명되듯이 좋은 여건을 가진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대중들은 결국 참신하고 좋은 내용이 많은 곳으로 몰리게 되어 있다. 특히나 인터넷은 이러한 효과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준비가 부족한 진보진영 내에서도 우리 농민운동은 훨씬 어려운 조건이다. 철저하게 지역과 마을을 중심으로 대중운동이 이루어지는 점, 도시에 비해 사회문화적인 변화가 더딘 점 등 인터넷 사업에 대해서는 고민을 가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인터넷 사업에 대한 고민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부분이다. 결국 농민운동도 농업, 농촌, 농민의 어려움과 나아갈 길에 대해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사회적 여론 형성에서 영향력이 확대되어 가고 있는 인터넷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농민운동에 필요한 인터넷 사업은 어떤 것인지 이제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다.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것 이외의 인터넷 사업이 아직 없는 초보적인 농민운동에서 우선 고민해야 할 부분은 두 가지가 아닐까 싶다.
하나는 총연맹과 각 도연맹 뿐 아니라, 각 시군 그리고 읍면지회까지 각 단위에서 고민하고 생산되는 내용을 다양한 형태의 매체로 만들어내고 취합해서 인터넷을 통해 배포될 수 있도록 하는 문제이다. 일단은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겠지만 향후에는 농민 블로그의 활성화 등 인터넷의 변화에 맞게 다양화되어야 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인터넷이 농민운동의 조직ㆍ교육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인터넷의 가장 큰 장점은 인터넷을 할 수 있는 환경만 있다면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종 교육자료를 인터넷을 통해 체계적으로 잘 축적해 나간다면 향후 조직ㆍ교육 사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인 미디어 시대를 연 블로그
▲ 1인 미디어 시대를 연 블로그 ⓒ농민의길

인터넷을 활용하는 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갈수록 인터넷은 사용하기 쉬운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우리 농업, 농민의 이야기를 알려내고 있는 우리 회원들이 곳곳에 있는 것처럼 먼저 발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각 단위에서 주체를 세워내고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을 거치면서 다양한 실천과 모색을 통해 향후 농민운동 인터넷 사업의 전망을 세워내자.

admi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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