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평양, 평양 땅에 발을 딛다

남북농민상봉모임 참가기


곽재봉 상주농민회 교육부장



<1>

간다.
드디어 간다.
기대와 설렘, 흥분과 긴장, 애태움의 10여일의 시간을 보내고 정말로 간다.
6.15공동선언실천을 위한 남북농민연대모임을 위해 남측의 농민90명과 함께 평양방문의 영광이 나에게 돌아왔다.
북측의 큰물피해로 2차 정상회담이 연기되고 여러 가지 조건들이 연대모임의 연기 또는 폐기가 예상되었는데 다행히 북측에서 초청장이 9월 1일에서야 팩스로 도착하여 연대모임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통일부의 방북허가가 나지 않아 또 초조하게 만들더니(2차 정상회담에 악영향을 줄까봐 방북을 불허한다나??) 여러 가지 난항을 극복하고 진짜로 간다.
참가단에 포함되고 방북까지 10여일의 시간동안 벼락치기 준비를 한다.
매달 집으로 와서 그냥 책꽂이에 꽂히던 잡지를 꺼내 보고, 북한전문가들의 최근 논문도 뒤적거리고 북측의 생활과 경제, 사회 동향 등을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는 전에 안하던 짓거리를 해본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데 걱정이다.

드디어 9월3일
상주에서 버스로 서울로, 지하철을 타고 김포공항으로…….
공항에는 깔끔하게 차려입은 참가 농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기대와 흥분의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간단한 방북 교육과 출국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오른다. 북측에서 고려민항기가 김포공항에서 우리를 태우고. 비행기에서는 예쁜 북측 안내원들이 환한 미소로 우리를 맞이한다.
김포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서해직항로를 통해 평양으로 간다.
1차 정상회담 때 열렸던 그 하늘 길을 날면서 이제야 실감이 난다. 정말로 평양을 가는구나 하는…….
기내 음료수 서비스가 끝나니 곧 평양 도착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이륙한지 한 시간…….
참 가까운 거리이다.
지척의 땅을 얼마나 둘러왔던가?
이 거리와 시간을 넘어서기 위해 지난 반세기가 넘게 싸워왔던 수많은 통일애국열사와 전사들에게 참으로 송구한 마음이 든다. 별로 한 것도 없이 이런 영광과 호사를 누리고 있으니…….

2007 남북농민상봉모임
▲ 2007 남북농민상봉모임 ⓒ농민의길

드디어 평양!!
순안공항에 비행기가 멈추고 트랩을 내려 밟는 순안공항. 평양 땅!
뭔지 모를 뜨거움이 확 밀려온다.
각 조별로 차량에 나누어 타고 숙소인 양각도 국제 호텔로 가는 길에 창밖으로 보이는 평양거리는 깨끗하고 조용하며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은 여유가 있어 보인다. 곳곳에 교통안내원들이 절도 있게 수신호를 하고 있는 모습이며 신호등이 없는 거리며 교통체증도 없는 평양시내는 새삼 낯설게 느껴진다.

개선문을 지나고 김일성 수령의 시신이 안치된 만수산기념궁전, 주체사상탑을 좌우로 둘러보며 김일성종합대학, 어마어마한 크기의 인민대학습당 등 TV로 보던 낯익은 건물들의 설명을 안내원선생이 양각도호텔까지 가는 중에 설명해준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거리 곳곳에 펼쳐져있는 구호간판들이다.
admin 기자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