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모두가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권두인터뷰

하반기 정세의 최정점이 될 11월 전국농민대회


문경식ㆍ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현재 추수철을 맞은 농민들의 손발은 마음만큼이나 바쁘다. 바로 11월 11일 전국농민대회(이하 11월 대회)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탓이다. 2002년 30만 전국농민대회를 성사시켰던 전농은 올 초부터 대규모 상경투쟁을 예고해 왔다. 특히 노동자, 도시빈민과의 공동전선을 펼쳐 12월 대선에서 투쟁하는 민중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주겠다는 포부와 결의를 밝히고 있는 전농 문경식 의장을 만나 11월 투쟁에 대한 계획을 들어봤다.


1. 안녕하십니까? 지난 4월 2일 한미FTA 협상이 체결되었고, 지난 9월 7일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비준 절차만 남겨놓고 상황에서, 부시 미국대통령이 직접 비준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올해 정기국회가 안 되면 내년 총선직후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 예상되는데요, 전농을 비롯한 농민단체들이 11월 대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의 목적과 요구는 무엇입니까?

: 11월 대회의 목적은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문제, 농민들은 한미․한EU FTA, 쌀값 기준가 인하 반대, 농가부채 해결 등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것입니다. 노동자, 농민들이 한소리를 내서 남한 사회의 민중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대회입니다.
  우리 농민들은 2여 년 동안 한미FTA를 막기 위해서, 또 쌀값을 보장받기 위해서 많은 투쟁을 했습니다. 한미FTA도 체결되고, 쌀도 개방되었지만, 우리가 11월 대회를 시작으로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어낸다면 국회비준도 막고, 대선에서 FTA를 찬성한 정당과 후보자에게는 투표하지 말자는 선언을 조직해 나간다면 반드시 성과 있고, 승리를 이뤄내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지금껏 투쟁한 결과를 성공적으로 결속 짓는 대회가 될 것이라 봅니다.

2. 그렇지만 현장 농민들은 바쁜 추수기에 접어들어 실제 활동이 어렵지 않습니까? 올 상반기부터 타 단체에 11월 민중총궐기를 제안해 왔던 전농이 이번 투쟁의 주요세력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11월 민중총궐기, 전국농민대회를 어떻게 조직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밝혀주십시오.

: 네, 날씨가 예년 같지 않아 추수가 늦어지고 8-9월에 장마 아닌 장마가 계속되어 농산물 수확기가 많이 늦어져 농민들의 마음이 무겁고 일손도 바쁩니다. 대회를 조금 늦출까 했지만 노동자, 민주노총과 함께 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했습니다. 민주노총 창립기념일과 전태일 열사 기념일이 있기 때문에 농민들이 조금 어려움을 무릅쓴다면 노농연대를 더 잘 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대표로서 우리 농민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우리가 정면 돌파해야 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입니다. 이장님들을 통해 우리 농민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인 한미FTA저지, 쌀값보장, 농가부채해결 선언을 받고, 이장님들을 앞세워 장날선전도 하고, 마을방송을 통해 농민총궐기가 있다는 내용을 전 농민들에게 알려내어 조직한다면 농민들이 함께 해주리라 믿습니다. 우리 농민활동가들이 온 힘을 다해 농민대중들에게 다가가 준비하는 것이 바로 11월 대회 승리의 관건입니다.

3. 11월 대회 준비과정에서 현장에서의 모범적인 활동들이 있다면 소개 부탁합니다.

: 부경연맹은 차량 800대 이상의 목표를 세우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진주의 경우 114여대를, 정읍은 140여대를 목표로 세웠는데, 계획에서부터 통을 크게 세우는 것이 보기가 좋습니다. 다른 시군에서도 먼저 회의를 조직하고 이장들을 만나고 타 농민단체들을 만나 11월 대회 참가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농사일에 밀려 못하고 있는 곳도 빠르게 자기 계획을 세워 낼 것입니다.

4. 현장에서는 한미FTA와 더불어 쌀 목표가격 인하로 쌀값 하락에 대한 농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올해는 자연재해로 쌀 작황이 예년의 70~80%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어 농민들은 쌀생산비 보장을 요구하며 시군청, 농협앞에 나락적재와 수확을 앞둔 나락태우기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쌀 생산비는 얼마로 보십니까?

: 전농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 (정곡) 80㎏ 한 가마에 20만1502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기준가는 17만80원입니다. 그 중에서도 기준가의 85%만 보전받기 때문에 3-4만 원 정도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인 셈이죠. 그런데 정부는 기준가에 8500원을 낮춰 16만1200원을 국회에 제출하고 있습니다. 농자재, 인건비, 유류대는 계속 인상되고 있는데 정부가 기준가를 더 낮춘다면 쌀을 생산할 때마다 더 많은 적자가 발생하게 되는 거죠. 최소한 생산비는 보장되어야 농사를 짓을 수 있는데, 우리는 최소한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전농 문경식 의장
▲ 전농 문경식 의장 ⓒ농민의길
5. 쌀값보장, 농가부채 해결 등 농업의 주요문제는 정부의 개방농정과 농업정책 실패가 그 원인입니다. 결국 농민문제는 농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전환과 더불어 국민적 동의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해결의 실마리를 어떻게 찾고 계신가요?

: 우리 농민들은 농업이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 국민들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습니다. 농업이 주는 혜택은 국민들에게 되돌아가기 때문인데, 대다수 사람들은 경제적 이익으로 인식하고 있죠. 논은 산소공급, 대기순환, 홍수조절, 환경보전 등 전 국민들이 함께 수확의 기쁨을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제대로 알면 함께 나서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국민농업’, ‘대안농업’을 구체화하고 있어요.
  또, 농가부채의 경우도 농업 구조조정 정책에 기인합니다. 규모화를 장려하면서 결국 규모화한 농민, 젊은 농민들이 농가부채가 더 심각해요, 이런 젊은 농민들이 앞으로 농업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데 발목이 잡혀서 농촌을 떠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죠. 한국농업 문제의 본질을 알려내고 국민들과 함께 상생의 해법을 찾는데 힘을 쓸 겁니다.

6. 전농은 쌀400만석 대북지원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10월 4일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농업협력위원회가 가동된다면 이곳의 역할은 무엇이며, 이 속에서 풀어야할 과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전농은 창립 당시부터 통일농업을 얘기해 왔어요.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는 북쪽 농업의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합니다. 농업협력위원회에서는 농업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 다음이 쌀을 지원하고 있지만 들쑥날쑥합니다. 50만 톤가량이 안정적으로 지원된다면 남쪽 농민들의 쌀값도 하락하지 않고 정부가 기준가에 미달해 예산을 지원하지 않아도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어 농민들은 쌀농사를 계속 지을 수 있게 됩니다. 대북쌀지원법제화가 실현된다면 가능한 일이고, 통일농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7.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검역과정에서 뼛조각의 검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쇠고기 검역 협상이 재개되어 아예 뼈째로 수입할 것을 미국이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한미FTA의 선결조건으로 확인된 만큼 양국의 비준 동의를 얻기 위해서라도 미국은 강력하게 요구할 것입니다. 여기에 한EU FTA 협상까지 진행되어 낙농, 축산농가의 타격이 클 것입니다. 이에 대한 전농의 대응은?

: 웬디 커틀러가 국회와 정부에 “쇠고기를 완전히 개방하면 미국에서의 FTA 비준이 쉽다, FTA 하기 위해서는 개월과 뼈에 상관없이 개방해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데요, 우리는 개방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호주산, 뉴질랜드산은 다 개방하고 있어요. 미국은 광우병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국민건강권 확보를 위해 수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광우병 청정지역이고요, 우리 국민들은 여기에 취약합니다. 또다시 뼈가 검출되어 검역이 중단되었지만 기술협의를 시작했어요. 한국은 기술협의 전에 갈비를 포함하기로 했다는데, 미국은 모든 내장과 머리뼈까지 다 사야한다고 요구하여 (회담이) 끝나 버린 거죠. 그래서 소비자단체와 여러 차례 토론도 하고 감시단도 활동하고 있어요. 양계, 양돈, 낙농, 한우 등 축산농가와 함께 투쟁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8. 11월 전국농민대회(민중총궐기)는 한국사회에서 운동의 발전경로에서 상당한 역할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전농 회원들과 농민의길 독자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할 말씀이 있다면?

: 정말 그렇습니다. 기회는 자꾸 우리에게 오지 않아요. 이런 기회는 5년 만에 다시 찾아왔습니다. 12월 19일에 대선이 있고, 내년에 총선이 있잖아요. 2년 동안 계속 투쟁해왔지만 정치권이 꿈쩍하지 않고 탄압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이시기야말로 조금만 더 조직하고 투쟁한다면 정부와 정치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물론 힘듭니다. 2년간 투쟁해 오는 동안, 농사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힘들게 투쟁해 온 회원동지여러분의 처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기왕의 투쟁에 모든 것을 바쳐 만들어간다면, 후회 없는 투쟁을 해 봤으면 합니다. 민주노총, 진보단체와 함께 서울과 지역에서 최선을 다해봅시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소중하게 활용해서 11월 대회 민중이 승리하는 민중총궐기 대회가 되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admi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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